손종현 대전상공회의소 회장이 바라본 ‘대전 경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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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전의 63개 경제 단체 대표로 구성된 대전경제및사회단체대표자회의와 대전시개발위원회 등 500여명의 회원들이 잇따라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투자 사업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이 이렇게 행동으로 나선 이유는 딱히 대규모 개발 호재가 없는 대전의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것을 우려한 영향이 크다. 자생력을 갖춘 세종시가 건설되면서 대전의 위기감이 작용한 탓도 있다.
이 연합 회원들은 이후 대전시의 투자 사업 발표가 나오자 지난달 하순 “유사 이래 최대 규모의 투자 사업이 결정된 것을 적극 환영한다”는 성명서를 냈다. 지역 대표 63인의 이 명단에는 국내 5대 경제 단체 중 한 곳인 (대전)상공회의소(이하 대전상의) 손종현 회장(남선기공 대표)도 포함됐다.
일각에선 대전의 ‘세종시 흡수론’, 보다 발전한 ‘메트로 도시로의 성장론’ 등 논쟁이 활발하다. 디트뉴스24는 지역 대표 경제 단체의 수장인 대전상공회의소 손종현(65) 회장과 서면 인터뷰를 갖고 지역 경제발전을 위한 문제점, 향후 발전 가능성 등에 대한 조언을 들어봤다.
-취임 2년째를 맞고 있는데, 최근 대전의 경제 흐름을 진단한다면
“대전상의가 최근 자체 실시한 올 2분기 기업경기전망 조사 결과, 많은 기업들이 지역의 체감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다. 이르면 올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부터 경제 여건이 나아질 것으로 본다. 다만 지난달 발생한 세월호 참사로 인해 경기가 급격히 침체되면서 기업들도 경기 개선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4~5월 성수기를 맞았음에도, 관광이나 운송업계를 비롯해 유통업 외식업 등 관련 업계의 소비 회복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당연히 지역 중소업체와 영세상인들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현 시점에서 정부나 지자체가 나서서 소비 심리 개선책을 우선 마련해야 한다”
-다른 대도시와 비교해 대전 경제구조의 장·단점은
“타 도시에 비해 서비스업 비중이 높다. 또 풍부한 연구시설과 인력을 기반으로 과학·기술 관련 업종이 특히 발달했다. 인구 1만 명당 벤처 인증 기업 수가 약 7개로 광역시 중 가장 높다. 따라서 지역 경제 기여도가 높은 이들 산업을 집중 관리·육성한다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거다”
“반면 대전은 전통적으로 제조업 기반이 취약하다. 지역 전체 취업자 중 제조업 종사자 비중이 12%에 불과하다. 이는 실업률을 높이고, 고용률에도 좋지 않다. 또 대전의 지역내총생산(GRDP)은 2012년 말 기준으로 전국 16개 광역단체 중 제주, 광주에 이어 세 번째로 낮다. 그만큼 지역 경제 자립도가 낮은 셈이다. 결국 대덕특구를 중심으로 정보통신, 바이오, 첨단부품 산업 등 제조업을 적극 육성하고 국내외 자금 및 기업유치 등 제조업 생산기반을 확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국제적으로 제조업 산업이 축소되고 있는데, 국내 저성장 우려 속에 지역이나 국내 전체적인 제조업 산업을 전망한다면
“올해 국내 제조업 경기와 관련해 많은 전문가들이 미국, EU 등 선진국의 경기회복과 동계올림픽 및 월드컵 개최와 맞물려 하반기 이후부터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여파로 침체된 경기는 향후 제조업 산업의 전망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다만 산업기계, 전자부품, 정밀화학 등 지역의 주력 수출산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바탕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그러나 신흥국의 경기회복 여부와 함께 계속되고 있는 달러화 대비 원화강세 및 엔화 약세 등 환율 문제와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 등 대외 주요 변수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대응해야 한다”
-대전이 최근 대형 개발호재가 없다는 각계각층의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그래서 대규모 투자 사업을 조속 추진해야 한다는 지역 시민·사회단체의 목소리도 나왔는데.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도시철도 2호선, 엑스포재창조사업, 유성복합터미널 등 대규모 투자 사업들은 건설·부동산 시장 뿐 아니라 침체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이는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지역 현안 사업에 대해 이해 관계자들의 다양한 입장차가 있는 것은 다소 우려스럽다. 사전에 충분한 대화와 합의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관련 사업들이 순조롭게 추진되도록 지역민의 협조가 뒷받침 돼야 한다”
-국내 경제 5단체 중 하나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대전상의가 지역에서 무얼 하는지 모른다는 지적도 있다. 조용하다는 얘기인데, 향후 지역에서 어떤 역할이나 위치에 있어야 하나
“대전상의는 올해로 창립된 지 82년이 됐다. 지역 유일이자, 최고(最古)의 종합경제단체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상공업계를 대표해 그 권익을 대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향후 더 다양한 경영 지원 사업을 벌여 기업 성장을 지원하겠다. 지역현안에는 적극 대응할거다. 지역경제 발전을 선도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현재 대표를 맡고 있는 ㈜남선기공은 지난 1950년 창업해 3대째 공작기계 생산전문제조업체로 성장해 왔다. 미래 성장 동력을 어디서 찾나
“현재 정밀 계측기와 컨트롤러 등 공작기계 제작에 필요한 핵심 부품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게 현실이다. 공작기계는 자동차, 조선, 전자 등 국내 기간산업의 뿌리다. 공작기계의 국산화를 유도하고 기술 경쟁력을 향상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정책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또 최근 공작기계 기술은 단순 가공 중심에서 다양한 융·복합 가공기술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가 강점을 가진 전기·전자 및 IT경쟁력을 공작기계와 융합하는 것이 현재 가장 이상적인 방향이라고 본다”
-대전의 중소기업들이 성장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기술개발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예산과 인력 자체가 부족한 중소기업들에게는 정부, 지자체, 상공회의소 등 기업 활동 지원기관들이 하는 지원책을 잘 활용해 보길 바란다. 이와 함께 지자체에서도 연구개발(R&D) 및 벤처 육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기업 유치를 통해 기업의 경영활동을 돕고 다양한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모색해야 한다”
-최근 ‘세종시 블랙홀’이란 말이 나온다. 대전이 예속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인데, 향후 대전이 가야 할 방향은
“세종시 발전에 대한 입장차가 있을 수 있지만 수도권에 과도하게 집중된 인구와 산업을 적정 배치해 지역균형 발전을 도모하는데 많은 기여를 한다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다. 실제 대전을 비롯해 청주, 천안 등 세종시 인접 지역들은 교통과 주거 등 도시 인프라가 동시에 발전하면서 인구 유출을 방지하고, 자생력을 키우는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전과 세종시를 중심으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충청권 광역철도 등 다양한 개발호재가 있는 만큼 지역의 역량을 집중 발휘해 충청권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구심체를 마련해야 한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정부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나
“기업하기 좋은 환경은 중소기업들이 봉착한 문제들을 해소해 주면서 가능성 있는 분야를 개척하고 전도유망한 산업에 힘을 보탤 때 조성될 수 있다. 현재 중소기업들은 통상임금, 가계부채, 환율문제 등 대내외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정부는 통상임금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고 컨설팅을 지원한다거나 정책자금 지원요건을 완화하고 원금상환 시기를 연장해 자금 지원 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 또 중소기업 수출마케팅 지원을 강화하고 비가격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지원해 대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협력모델을 발굴하는데 적극 지원해야 한다. 기업들은 총성 없는 전쟁의 최일선에 있다. 사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노사화합을 통해 안정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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